신입 프로그래머 취업에 관한 생각

2022. 7. 4. 22:06·프로그래밍

SI 파견업체에 신입으로 입사한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1년의 시간 동안 직접 경험한 것과 이직을 하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보며 알아본 것들을 정리해봅니다.

 

1. 소프트웨어 개발 시장의 현실

1-1.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 시장

https://zdnet.co.kr/view/?no=20180816164939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 시장은 2018년 기준

SI 46%, 서비스 21%, 게임 18%...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좋든 싫든 SI 업체에 들어갈 확률이 높습니다.

1-2. 수도권 집중 현상

https://stat.spri.kr/posts/view/22289?code=stat_sw_company

서울 : 56.9%

경기 : 18.8%

인천 : 2.5%

2019년 기준 수도권의 소프트웨어 기업 비율이 78.2%입니다.

 

고향이 서울이거나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들에게는 좋겠지만, 저 같은 지방 사람에게는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해 고향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집 근처에서 직장을 찾더라도 월급은 매우 낮습니다.

그리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월급에 그 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을 뽑으려 하다니 정말 기가 차네요.

1-3. 좋은 기업(소위 네카라쿠배)에 신입으로 들어갈 확률

우리 모두 워라밸도 좋고, 실력도 쌓을 수 있으며, 월급도 많이 받을 수 있는 꿈의 직장에 들어가길 원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토스 채용 공고에 공개된 정보

토스 채용 공고에 따르면 

1-3-1. 토스에 신입으로 채용된 인원의 비율은 6%입니다.

토스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고 싶어 하는 기업의 신입 비율도 비슷할 것입니다.

 

http://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136692

스카이에듀에 따르면 대학 입시 기준 상위 6% 안에 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교 혹은 중위권 대학이어도 상위권 학과에 입학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만 따로 봐야 할 것 같긴 하지만 비전공자 팀원이 35%나 되기 때문에 위의 자료를 봐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1-3-2. 전직장이 네카라쿠배 혹은 대기업 같은 좋은 직장이 아닌 직원이 54%입니다.

토스에 신입으로 채용된 인원이 6%인 것과 비교하면 정말 희망적인 수치입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입 공채를 노리는 것보다 경력을 쌓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취업하면 생기는 이점

2-1. 회사 생활의 단점은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하는 것이고, 장점도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취업 하기 전에 프로그램을 작성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구글에 검색해서 나온 결과에서 코드가 조금만 길면 코드 부분을 건너뛰고 코드에 대해 설명한 부분만 봤었습니다.

하지만 취업한 후에는 회사에서 사용하는 프레임워크를 파악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작성한 코드를 이해하기 위해 취업하기 전에는 절대 보지 않았을 길이의 코드들을 매일 보면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취업 하기 전이라면 어렵고 복잡하고 귀찮으니까 안 했을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버그를 잡는 것도 국비 학원에 다닐 때는 강사에게 맡겼었고, 입사하고 거의 한 달 동안은 코딩 잘하는 분에게 맡겼는데요, 옆에서 버그 잡는 것을 보면서 버그를 잡는 방법도 배우고, 버그를 잡기 위해 처음 개발할 때부터 어떤 식으로 함수명, 변수명을 작성해야 하는지도 배웠습니다.

2-2. 취업을 하면 실력이 정말 빨리 상승합니다.

다른 사람이 작성한 코드를 보면서 배우는 부분이 정말 많고, "왜 이렇게 작성했을까?"를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프레임워크에 익숙해지면서 언어와 문법은 그야말로 도구가 되고 프로그래밍의 본질인 "사람의 생각을 컴퓨터에게 시키기 위해 번역하는 일"을 하며 논리력이 상승합니다.

 

또 학교, 학원에서 가정하는 이상적인 상황이 아닌 전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용자들과 대화하는 기회가 생깁니다.

2-3. 경력이 쌓입니다.

2-3-1. 숨만 쉬어도 경력은 쌓입니다.

제가 있던 프로젝트만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경력만 많고 실력은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두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1. 나는 적어도 경력에 맞게 성장해야지.

2. 저렇게 해도 월에 최소 7~800씩 받아 갈 텐데 굳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까?

 

신입으로 취업 준비를 하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까지 공부해야 취업할 수 있는지 가늠이 안 될 텐데요.

일단 취업을 하면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주변 사람들과 비교도 가능하고,

경력을 인정받고 채용 과정의 일부를 생략한 절차를 거쳐 이직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경험했던 사람들처럼 실력은 없지만 경력을 앞세워서 다른 신입 개발자들의 고혈을 빨아먹으며 살 수도 있겠죠.

2-3-2. 객체지향 같은 개념을 왜 배우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됩니다.

학교나 학원에서 팀 프로젝트를 할 때, 프레임워크도 없이, 혹은 프레임워크가 있더라도 생산성을 위한 프레임워크라기보다는 프레임워크에 익숙해지기 위해(특히 스프링) 그야말로 바닥부터 쌓아 올리기 때문에 생산성도 낮고, 생산성이 낮으니 프로그램의 크기가 작아 프로그램의 복잡도가 낮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업무를 하게 되면 프로그램의 크기가 취업 준비할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해야만 학생일 때는 쓸데없이 귀찮기만 했던 객체지향, 디자인 패턴 같은 개념들이 진짜로 필요해서 만들어진 개념이란 걸 체감하게 됩니다.

2-4.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깁니다.

돈을 벌어서 비싼 강의, 좋은 책들을 구매해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직할 때에도 지금의 직장과 비교해서 더 좋은 직장만 골라서 갈 수 있겠죠.

2-5. 인생은 운입니다.

그것이 불운이든 행운이든 인생에 운이라는 요소는 빠질 수 없습니다.

 

저는 2020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국비교육을 받고, 2021년 4월에 첫 직장에 취업을 했습니다.

제가 살던 지자체에서 진행하던 사업을 통해 취업했는데요. 월급 200만원 중 180만원은 지자체에서 내주고 20만원 + 사대보험 20만원은 기업에서 지불하면 되는 사업이었습니다.

근데 첫 직장에서 그것도 내기 싫으니 저보고 세후 180만원 중에 기업에서 부담할 40만원을 돌려주는 대신, 3개월 인턴 후에 평가하지 않고 계속 채용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바로 신고하고 나갔습니다.

 

두 번째 직장은 제가 이력서도 넣지 않았는데 먼저 일 해보자는 곳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곳은 피해야 하는데, 집에서 눈치를 줘서 어쩔 수 없이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이 직장은 SI 3차 벤더였는데요. 면접도 안 보고, 얼굴도 안 보고 바로 프로젝트하는 곳으로 투입되었습니다. 사대보험을 안 들어줘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을 채우고 바로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에 각각 신고를 따로 해서 네 가지 보험을 모두 가입받았습니다.

 

이 직장이 쓰레기는 맞지만 그래도 괜찮았던 것은 제가 사는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 파견 나가 있다고 파견비를 매달 80만원씩 급여에 더해서 줬습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참여 중인 개발 프로젝트가 연장되고, 운영 업무로 전환되면서 세 번째 직장으로 이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직장은 SI 1차 벤더라 월급도 많이 오르고 사대보험은 물론 상여금도 받습니다.

거기에 지금 진행 중인 운영 업무가 공공기관이 아니라 사기업에서 하는 프로젝트라 올해 말이 운영 업무 계약이 끝나고 운이 좋으면 수주사로 정규직 전환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는 꿈일지도 ㅎㅎ)

3. 결론

제가 운이 좋아 일이 잘 풀려서 긍정적인 면만 강조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직장(소위 네카라쿠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좋좋소에 나오는 그런 직장이어도 1~3년은 버텨야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도 현실입니다.

 

이 글을 보고 취업하게 되는 분들이 행운을 만날지 불운을 만날지 모르겠지만 행운을 만나기를 바라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써 폭풍성장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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