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
몇날며칠을 이직, 해외 취업 등을 생각하며 머리가 아팠다.
해외 이민을 생각하는건 아닌데 해외에서도 한번은 일해보고 싶어서 계속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 취업하기 용이한 스택, 해외에서 취업하기 용이한 스택...
프로그래머로써의 기본기, 영어...
주말, 휴가, 밤을 가리지 않고 오는 연락과 바보 같은 일을 해야하는 경우...
그렇게 고민하고 여러가지로 검색하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프로그래밍 언어, 특정 스택에 왜 집착하는가?
프로그래밍 언어는 인간의 생각을 컴퓨터에게 번역하기 위한 수단이다.
중요한건 언어가 아니고 생각의 깊이다.
다음 혁신은 IT를 기반으로 오는건 맞지만, IT가 주인공은 아니다.
석탄 증기 발전으로 인해 섬유 산업이 발전하였고, 이를 운송하기 위해 기차가 만들어졌다.
철도가 거미줄처럼 깔린 다음 석유의 운송이 용이해지자 석유 산업이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초기의 석유 산업은 등유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미친짓을 했지만 나머지를 사용하는 방법이 발명되며 석유화학의 시대가 열렸다.
경유와 휘발유를 사용하는 엔진이 만들어지고, 자동차, 비행기가 발명되었다.
디젤,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탱크, 자동차, 비행기, 선박 등으로 전쟁, 미사일, 우주산업이 발달하고 이를 정밀제어하기 위해 빠른 계산이 필요해지자 컴퓨터 산업이 발전하였다.
혁명으로 발명된 물건은 이후에 더 발전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혁명이 탄생하지만 그것 자체로는 새로운 혁명이 발생하지 않는다.
프로그래머는 모든 분야에 필요하지만, 어떤 분야에서도 주인공은 아니다.
수학자, 통계학자와 비슷하다고 본다.
모든 분야에서 필요하고, 좋은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일 뿐이다.
개발 업무가 아닌 운영 업무를 하면서 네카라쿠배, 3N, 삼성 같은 곳으로 이직하려고 하니 뭔가 착각을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보통 길어야 2~3년의 개발 기간을 가진다.
운영 업무를 하고 있고, 가려고 하는 곳이 이미 완성된 서비스를 가지고 더 발전시키는 회사들이라 그런지 착각을 하고 있는데,
저 회사들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무수히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있을 것이다.
또, 완성된 서비스를 발전 시킬 때, 모듈화나 별도의 서버를 두어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텐데 지금 운영 업무를 하다보니 계속 유지보수 업무만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은 그런게 아니다.
어떤 프로젝트는 기존의 것을 껍데기와 언어만 바꾸기도 하지만,
어떤 프로젝트는 새로운 연구결과, 새로운 방식을 가지고 완전히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기도 한다.
인생에서 단 한번의 기회도 없을 수 있다.
NC의 프로그래머들은 분명 실력이 뛰어날텐데 왜 껍데기만 다른 리니지만 주구장창 만들까?
어떤 게임 프로그래머들은 왜 단 하나의 게임도 완성시키지 못할까?
어떤 예술가들은 노년에서야 자기 예술을 인정 받는다. 이건 그나마 다행이다.
어떤 예술가들은 죽어서야 자기 예술을 인정 받는다. 이것 또한 어찌보면 다행이다.
죽어서 이미 존재가 없어진 사람이 죽은 다음에 인정 받는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죽어서도 인정 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보단 낫지 않을까?
실력이 있는 사람들마저 인생에 단 한 번의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실력도 없는 상태에서 기회만 찾으면 그 기회가 온다고 하더라도 기회를 잡을 수 있는가?
현재 실력이 모자란 상태에서 기회만 찾고 있는데, 실력이 있는 사람들도 인생에 단 한번의 기회도 없을 수도 있다.
일단 실력이나 쌓자. 실력 쌓고 여러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실력을 인정 받고, 그러면 기회가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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