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다.
몇 년전에 읽었었는데, 오늘 읽고, 내일 신입 개발자한테 주려고 했는데, 주면 생각이 이상해질까봐 쓰레기통으로 넣는다.
원제와 번역 제목의 간극
원제는 'Apprenticeship Patterns'다. 직역하면 견습 패턴이다. 그래서 책 전체적으로 장인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을 패턴이라는 이름을 붙여 소개한다.
프로그래밍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글을 썼다
프로그래머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는 것에만 집중하고, 직급이 올라가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이 책에는 자기 모순이 있다.
'프로그래밍은 예술과 공학의 측면이 둘 다 있다. 이 중에 공학적 측면이 강하다.'라고 해놓고, 주구장창 새로운 것을 배우라고 한다.
프로그래밍은 형식과학이다. 프로그래밍은 도구고, 프로그래밍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얼만큼 배워야 하는가? 당연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만큼 배우면 된다. 한 개 이상의 프레임워크를 알고, 그것을 이용해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면,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나 새로운 프레임워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추상화(설계라고도 할 수 있다)를 훈련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이 책의 저자들은 추상화가 뭔지 전혀 알지도 못하는 바보들로 보인다.
한국의 현실과 정서에는 맞을 수도?
한국 IT 기업들의 채용 공고를 보면 특정 기술을 매우매우 중요시 여긴다.
채용 공고 뿐만 아니라 면접에서도 얼만큼 기술을 깊게 아는지를 중요시 여긴다.
기술을 깊게 알면 프로그래밍을 통해 문제 해결을 잘 할 수 있는가? 전혀 아니다. 별개의 능력이다. 한국의 IT 기업들은 기획자를 따로 뽑으니까 기술만 아는 바보들이 필요한가? 막상 기획자들이 내놓는 기획안들을 보면 정말 쓸모없고, 바보같고, 자기가 뭔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기획안들이 대부분인데 흠...
내신, 수능, 대학, NCS나 적성검사 같은 채용 시험에 길들여져서 시험을 잘 봐야만 하고, 채용도 시험으로 치르는 한국의 현실, 그리고 한국의 면접관과 구직자의 정서에는 잘 맞는 책이다.
내가 상위 몇 퍼센트인지 간접적인 계산
책 리뷰를 쓰려고 아마존의 리뷰를 참조했는데, 25개의 리뷰 중 단 한 개의 리뷰만 나와 비슷한 수준의 리뷰를 남겼고, 별 1개짜리 평가는 3%다.
2023/10 이후에 내 실력이 1~4% 정도라고 판단 중인데, 그 계산이 얼추 맞다는 것을 의도치 않게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프로그래밍'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윈도우 개발 설정 (1) | 2024.12.17 |
---|---|
컴퓨터 과학/공학 전공자 중에 왜 개발을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2) | 2024.10.01 |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전에 알아야 할 최소한의 지식 (0) | 2023.12.31 |
멍청하게도 내가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단 것을 몰랐다 (0) | 2023.12.09 |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전에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1) | 2023.10.09 |